아무래도 회사 생활만으로는 학습의 역치를 충분히 자극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지난해(2020년) 9월 말부터 iTalki를 통해 튜터링을 받고 있다. 한 주에 한 시간이라서, 사실 이것만으로 충분한 인풋이라 부르긴 어렵다. 다행히도 튜터가 매주 이코노미스트의 기사 중 서너개를 뽑아서 보내준다. 이걸 열심히 읽고 있으니 인풋은 그럭저럭 메꾸고 있다. 아직 한참은 부족한 양이지만.

한참 튜터링과 리딩을 하다가 어휘의 부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내 어휘 부족이야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지만,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읽는 것은 특히나 너무 괴로웠다. 그 후에 어휘 공부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리한 것이 지난해 11월에 작성한 글이다.

체계적인 어휘 학습을 기계적이라고 할만큼 루틴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 WordUp이라는 앱을 알게되었다. 영어 어휘 암기앱인데, 암기할 각 단어를 주기적으로 리마인드 해주는 기능이 바로 내가 찾던 것이었다. 또한 예제도 풍부하게 제공하므로 문맥없이 암기해야 하는 어려움은 어느정도 보완해준다. 커스텀 기능이 약한 것이 아쉬웠지만, 나의 요구사항은 충분히 만족했다.

매일 20분씩 어휘 암기에 매달리면서 알게된 사실은, 나의 어휘력은 생각보다 훨씬 처참하다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내 어휘 볼륨이 base word 기준으로 9천개 쯤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본격적으로 단어 암기를 시작했더니 출현 빈도 5000위 안쪽의 단어들 중에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걸. 결국 어휘 문제로 읽기가 힘들었던 것은 정말 단순히 내 어휘력이 너무 형편없어서였다.



하루에 20분이라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한달이면 10시간이다. 꾸준함이 핵심이다.

영단어 4천개를 알면 일반적인 회화를 무리없이 할 수 있다-라는 명제는 사실이었다. 다만 높은 빈도로 사용하는 단어의 다양한 의미와 phrasal verb는 저빈도의 어휘보다 훨씬 풍부하긴 하다.

이제서야 본론이다. 3개월 사이에 대략 500개 정도의 어휘를 암기한 것 같은데, 읽기와 듣기 능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어휘를 배우고 나면 금세 어디선가에서 접하게 된다. 이렇게 흔하게 쓰이는데 지금껏 존재조차 몰랐다니. 지금까지 얼마나 안이했었나… 본론 끝.

그냥 둬서는 나아지지 않는다. 좀 더 신경을 써서 접근법을 하나하나 개선해나가자. 나이가 들어서 공부하려면 좋은 접근법을 나에게 맞도록 섬세하게 다듬어야 한다.

다음에는 듣기와 회화에 대해 긍정적인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